[L]프로코피예프 '몬태규 家와 캐퓰릿 家' - 클라우디오 아바도 :: 2007. 2. 20. 01:55






(저작인접권 관계로 음원을 삭제했습니다)





낭만적-이라 쓰고 '치기 어린'이라 읽을 수도 있는- 사랑의 영원한 고전, 하면 역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게 대체 뭔 짓이야' 하다가도

'그래도 저런 사랑 한 번쯤 해봤으면' 하며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것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못말리는 사랑이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에 열광하는 것은 우리 뿐만은 아니었던 듯,

셰익스피어 이후로 많은 작곡가들이 이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구노는 오페라를 썼고, 차이코프스키는 환상곡을 써서 이들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를

음악가의 방법으로 풀어냈지요.

그리고 또 한 사람, 프로코피예프는 발레 모음곡을 써서 두 사람을 추모했습니다.



프로코피예프는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1936년 완성했는데,

당시 그는 '부르주아의 앞잡이'로 공산당 당국으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원작에 충실하려 했던 그의 의도 역시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떠밀려 부르주아 예술로

폄훼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곡을 위촉했던 키로프 발레단은

이 곡을 무대에 올려보지도 못했지요-더구나 홈그라운드가 레닌그라드-.
 
그리하여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상연하려 하였으나

이번에는 또 곡이 너무 현대적이라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는군요.



결국 프로코피예프는 이 곡을 관현악을 위한 모음곡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모음곡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당국과 마찰을 빚게 되자 1936년 곡을 추려 모음곡 1번과 2번을 만들었고,

1946년에는 모음곡 3번을 추려냈습니다.

(원작 발레는 1938년 체코에서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관현악 곡이라 해도 이 모음곡들은 모두 발레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으며,

대단히 화려하고 대담한 전개를 뽐내는 작품들입니다.



여기 소개한 곡은 모음곡 2번(op.64b) 중 '몬태규 家와 캐퓰릿 家'로,

원작에서의 두 집안 간에 벌어지는 갈등이 강렬한 총주와 함께 아주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음원은 예전에도 소개했던, 잡지에서 받은 CD이고요,

아바도는 아바도답게 강력하고 화려한 연주로 곡을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드디어 돼지의 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이제 내일이면 거주지를 옮기게 되는군요.

티스토리로 옮긴 이후로 처음 포스팅을 하게 된 셈인데

어서 노트북도 사고 하숙집의 인터넷 문제도 해결해서

차질 없이 포스팅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