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겁먹은 눈동자 :: 2008. 12. 29. 19:55



겁먹은 눈동자1: Zeiss Ikon + C Sonnar 50mm - Mitsubishi Super MX100 / 신촌, 2008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에 언젠가 어느 소녀의 얼굴 사진이 실린 적이 있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건 지금도 굉장히 유명한 사진이고 모두들 대충만 봐도 아, 이 사진, 하고 알아볼 만한 그런 사진이다. 다른 모든 배경을 제쳐놓고 그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모든 배경이 직관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은 그런 사진.

아프가니스탄이었나 하는 분쟁국가들에서만 그런 표정이 나오는 건 아닌 것이, 분쟁국가이지만 국회 말고는 사실 별다른 분쟁이 없는 서울에서도 그런 표정은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엔 생명을 위협받으며 겁먹은 눈초리로 늘 주변을 경계해야 하는 표정들이 살아 돌아다닌다.

또다시 그렇게 많은 겁먹은 눈초리들이 얼어서 혹은 굶어서 어쩌다가는 철조망에 머리나 다리가 끼어서 가끔은 배가 고파 아무 거나 주워 먹다가 죽어가는 때가 왔다-사실 이들에게는 일 년 내내 사시사철이 모두 죽어가는 때이다-. 때때로 지나가다가 보이는 겁먹은 눈동자들에게도 언젠가는 따뜻하고 편안한 날이 오길.



겁먹은 눈동자2: Zeiss Ikon + C Sonnar 50mm - Mitsubishi Super MX100 / 신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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