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인생 :: 2009. 3. 15. 23:17




 
예쁘장하게 돌이 깔린 길을 돌아다니며, 나와 당신은 은근한 깊이의 도랑과 느적이며 길을 감싸 흐르는 물과 낡은듯 그러나 정말로 오래되지는 않은 가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예스런 새길을 돌고 돌아 우리는 아마도 꽤 긴 세월 동안 거리를 바라보아온 듯한 가게들을 만났다. 완전한 한옥도 아니지만 완전한 양옥도 아닌, 대충 갖다 맞춰보자면 일제시대 때 많이 지어졌다는, 다다미와 한옥이 절충되었다던, 그런 느낌이었다. 공교롭게도 새 길에서 옛 길로 들어서는 순간 어린 시절의 추억들과 좀 더 오래된, 내 것이 아닌 듯한 그러나 내 것이기도 한 기억들과 알 수 없는 회한들이 내게로 곰비곰비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기억들과 그 길의 한가운데서 느닷없이 맞딱뜨린, 아, 그것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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