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 KV332 - 마리아 주앙 피레스 :: 2007. 4. 19. 01:08



 



(음원은 파리 샹젤리제 극장 실황)





모차르트가 어머니와 함께 만하임과 파리를 여행한 뒤

1781년에서 1783년 사이에 작곡된 소나타입니다.

이 여행에서 모차르트는 원하던 일자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만하임 악파와의 교류를 통해 음악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1악장과 3악장은 다이내믹하고, 2악장은 고요하고 로맨틱한, 전형적인 모차르트의

소나타 형식이자 고전주의 소나타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특히 2악장의, 약간의 쓸쓸함 따스함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압권입니다.



저는 사실 그게 그거인 것 같아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듣는 수준이 낮은 거겠죠), 몇몇 곡들은 참 좋아하는데, 이 곡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신기하게도 모차르트의 곡들은 자주 들으면 지겹다는 느낌이 들지만, 얼마간 듣지 않았다 싶으면

또 금방 그리워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리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마리아 주앙 피레스는 언제나 온건하고 따뜻하며 투명한 터치를 들려주는데

브릴리언트에서 저가로 출시된 이 앨범(1974년 일본에서 녹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피레스는 저에게 그 연주보다도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건지 난감했던 기억으로

먼저 다가오는데, 심지어 잡지에서도 그의 이름을 '마리아 호아오 피레스'라고 썼었으니

제가 헷갈리는 것도 당연했지요. 여전히 인터넷 싸이트에는 그의 이름이 여러 가지 버전으로

돌아다닙니다. 호아오, 호앙, 조앙, 주앙 등등...



우리나라 마니아들에게는 릴리 크라우스나 알프레드 브렌델, 아니면 안드라스 쉬프만큼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감정이 절제된 가운데에서도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좋은 연주입니다. 너무 짤랑거린다 싶은 느낌도 있고 조금은

차가워보이는 면도 있지만, 쓸쓸한 밤을 달래주기엔 충분할 듯싶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