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파헬벨 카논과 지그 - 프로게토 아반티 :: 2008. 7. 27. 22:45




(저작인접권 관계로 음원을 삭제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아마도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편곡판으로- 익히 들으셨을 '캐논 변주곡'은

사실 J. S. 바흐보다 한 세대 가량 앞선 작곡가인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이

'세 대의 바이올린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카논과 지그'라는 제목으로 작곡한 묶음곡입니다.

이 곡은 안정적인 바소 콘티누오(현악기의 통주저음)의 흐름과 대위법적으로 충실한 기법 덕분에

클래식 역사상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편곡되어 왔고,

대위법 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 바흐에게도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지 윈스턴은 그 중에 '카논' 부분을 떼어내어 피아노 용으로 편곡한 것이고,

그것이 다시 한 번 뉴에이지 분야에서 히트를 치며 역으로 파헬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죠.



오늘 소개하는 음원은 무수한 편곡판 중에서도 약간은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요,

바로 기타 두 대로 연주하는 카논과 지그입니다.

'Progetto Avanti('진전'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이 기타 듀오는 달랑 기타 두 대만을 가지고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오케스트라용 곡들을 연주해내는 기인들인데,

막스 고셀(Max Gossel)과 호칸 프렌네손(Hakan Frennesson)이라는,

스웨덴 출신의 기타리스트들입니다.

북구 출신의 연주자들답게 '핀란디아(FINLANDIA)' 레이블에서 음반을 냈는데,

이 곡이 들어있는 앨범은 바로크 음악들을 기타 듀오로 편곡-연주한

'Baroque Illusion'이라는 음반입니다.

카논의 경우에는 임팩트가 그다지 강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앞에 실려 있는 비발디의 '사계' 전곡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지금이야 꽤 세월이 지났으니 무덤덤하지만 이 연주를 처음 접했던 때에는

당최 기타 두 대로 저런 연주가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거든요.

(사계 음원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포스팅도 꽤 오랜만이네요.

요즘 이사하느라 바쁜데다 몸이 좋지 못해서 아무 것도 손에 잡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좀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음반 리뷰는 두 가지를 준비 중인데, 본래 텔레만의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에 대해 쓰다가

막혀버리는 바람에 고민하던 차에, 마침 마음에 드는 옛 음반이 있어서 그 쪽으로 방향을 틀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차차 글이 이루어지겠지요.



기상청의 주말 날씨 예보가 5주 연속으로 빗나갔다던데,

이제 그렇게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비도 그치고, 내일부터는 다시 더워진다고 하네요.

내일 더위에 허덕일 생각을 하니 좀 갑갑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날이 오랜만에 개인 주말 밤, 편하게 보내세요~